배에는 비타민 B1 B2가 풍부하나, 사과산 주석산 구연산 등의 유기산은 많지 않아 신맛은 거의 없는 편이다. 본초강목에서는 배가 폐를 윤택하게 하고 심장을 시원하게 한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배의 속을 파내고 꿀을 넣어서 고아서 기침이나 인후통에 먹는다.
한방처방에도 ‘이붕고’라고 하여 배 속에 꿀과 소량의 붕사를 넣고 조제한 처방도 있다. 이때 오미자나 맥문동, 도라지, 잔대, 둥굴레, 감초 등을 넣고 푹 고아서 마시면 좋은 효과가 있다. 배의 잎은 곽란으로 인한 복통과 설사에 달여서 쓰며, 배의 껍질은 가슴이 답답한 번열에 쓸 수 있다.

배는 무난한 맛으로 요리재료로 널리 이용되는 과일이다. 흔히 열병을 앓은 사람의 경우 그냥 죽을 쑤어 주기 보다는 배 즙을 넣어 죽을 만들어 먹이면 먹기도 훨씬 좋을 뿐더러 보양효과도 있다고 한다. 이때 배죽은 잘 삭기 때문에 반드시 먹을 만큼만 만들어야 한다.
배에는 효소가 풍부하여 연육 효과가 있는데, 육회나 갈비찜 같은 고기요리에 배 즙을 넣으면 고기가 연해지고 맛이 부드러워 짐을 알 수 있다. 흔히 민간에서 소고기를 먹고 체했을 때 배 즙을 마시면 소화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