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삭의 희생

이 그림은 우리가 <아브라함에게 다가온 시험>으로 알고 있는 창세기 22장의 모리아산 사건을 새롭게 해석한 샤갈의 그림이다. 샤갈은 이 그림의 제목을 <이삭의 희생>이라고, 명명함으로 이 사건의 핵심을 아브라함으로 부터 이삭에게로 옮겨놓고 있다. 즉 이 사건은 아브라함에게 다가온 시험이 아니라 아식의 자발적인 순종과 희생이라는 것이다.

이 당시 아브라함의 나이는 127세~147세였고, 이삭의 나이는 27~47세 사이였을 것으로 추측한다. 하나님의 무시무시한 명령을 받고 고민하는 아브라함의 마음을 읽은 이삭은 아버지를 위해서 스스로 번제물이 되기로 작정한다. 그래서 샤갈은 이삭을 노란 색으로 표현함으로 영적으로 승화된 상태임을 보여주고 있다. 샤갈은 하나님과 아브라함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친 이삭의 순종을 표현하기 위해서 번재단 우에 결박되지 않은 채 누워있는 이삭을 노란색으로 표현한 것이다.

왼편에는 나무가 있고, 그 아래에는 어린 숫양이 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살해하려고 할 때 개입하여 마련한 희생양이다. 그 나무 뒤에는 슬픔에 잠겨 마음 졸이며, 절규하는 사라가 그려져 있다. 그리고 그림의 상단 오른쪽에는 십자가를 지시는 예수를 바라보며 아파하는 마리아가 그려져 있다. 이로써 이삭의 희생 사건을 신약성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십자가 사건과 동일시 한 것이다.

그림에는 십자가 사건 이후 막달라마리아가 예수의 부활을 기뻐하며 두 팔을 올리며 기뻐하는 모습까지 오른 편 상단에 그려넣고 있다.

샤갈의 그림에서 성서해석의 많은 영감을 얻는 박행신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