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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감사의 표현(뉴조에서 따온글) 조회수 : 1886
  작성자 : 이판길 작성일 : 2003-02-10
감사의 표현
물질로만 감사를 표현할 수 있을까


영이신 하나님께 왜 우리는 물질로만 감사를 드리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감사헌금 외에는 달리 우리의 마음을 표현할 방법이 없단 말인가?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선물에 정성을 담아 상대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 아름다운 꽃이나 헌시로 감사와 존경의 뜻을 표하기도 한다. 때로는 진심어린 말 한 마디로 천 냥 빚을 대신하기도 한다.

물질로 감사를 표한다는 것이 얼마나 조심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자칫 잘못하면 진심이 왜곡되기도 한다. 뇌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는 물질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드리는 일에 너무나 익숙해 있다. 아니 다른 방법은 알지를 못한다. 우리 스스로가 맘몬사상(Mammonism)을 부추기고 있다. 그래서 헌금 봉투의 종류가 이렇게 늘어나고 있는가 보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적인 표현 방법과 수단을 빌어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에게 전하시려고 무던히 애쓰신다(Anthromorphism). 그런가 하면 우리 인간의 마음을 더듬어 하나님의 뜻을 헤아려 알라고도 말씀하신다.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면 돌을 주고...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 7:9-11).

평생 가져 본 직업이라고는 공직(公職) 한 가지뿐이다. 한 2년 동안은 대민(對民)업무 일선에서 일한 적이 있다. 사람들이 감사를 표하는 방법을 그 때 직접 체험해 보았다. 조금만 지나치면 뇌물이 될 뻔한 유혹도 수없이 받았다.

그 가운데 지금도 내 기억 속에 잊혀지지 않는 진한 감동 한 가지가 있다. 월남전 때 만난 한국인 남편을 찾아 아들과 함께 이 땅에 와서 어렵게 살고 있는 베트남 여인의 눈물이다.

공산사회주의 국가 여행이 자유롭지 못할 때의 일이다. 아들의 베트남 여행 허가를 어렵게 받고 아들과 함께 나를 찾아왔다. 촌지나 선물을 사들고 온 것이 아니다. 한국말이 서툴러서 자신의 의사 전달마저 힘들었다. 내 가슴에 진한 감동으로 와 닿은 것은 주체할 수 없이 흐르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아 내리고 있는 그 여인의 모습이었다.

은혜를 감사할 줄 모르는 인간을 보고 섭섭해 하시는 예수님의 마음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병 고침을 받은 열 명의 나환자 가운데 예수님께 돌아와 사례한 사람은 사마리아 사람뿐이었다. “그 아홉은 어디 있느냐 이방인 외에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려 온 자가 없느냐”(눅 17:7하-18)고 섭섭해 하셨다. 왜 빈손으로 왔느냐고 나무라지 않으셨다.

베다니 나환자 시몬의 집에서 옥합을 깨트린 여인을 향해서도 예수님께서는 “저가 내게 좋은 일을 하였느니라”(막 14:6)고 칭찬하셨다. 향유가 가득 담긴 옥합을 선물로 받고 기뻐하신 것이 아니다. 옥합은 이미 깨졌고, 향유는 쏟아졌다. 옥합을 깨트린 여인의 마음을 기쁘게 받으신 것이다.

성경은 친절하게도 깨지지 않은 그 옥합의 값이 삼백 데나리온 이상이 된다고 상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예수님께서 받으신 것은 그 가치를 뛰어넘는 그 여인의 마음이란 의미다.

우리의 신앙 선진들은 100여 년 전에 복음을 받고 감사의 표현으로 수시로 "날 연보(獻日)"를 드렸다는 아름다운 기록이 한국 기독교 역사 안에 남아 있다. 시간을 내서 전도하고, 시간을 바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봉사했다.

“시간은 금이다”는 서양 속담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이 세상에 시간보다 더 귀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아마 없을 줄 안다. 교회 봉사를 하고도 대가를 바라는 우리들이 되새겨 보아야 할 좋은 귀감이다. 하나님을 찬양하는 일도 아르바이트 정도로 알고 대가를 챙긴다. 이 정도 봉사했으니 먹고 마시는 정도의 대접을 교회에서 받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여긴다. 예배당 안에 나뒹구는 휴지조각을 보고도 빗자루 한 번 잡으려 들지 않는다. 그것은 봉급 받는 사찰 집사의 일이다.

물질이 귀하지 않다는 말이 아니다. 물질보다 더 귀한 것이 우리에게는 얼마든지 있는데도 우리는 물질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일에 날로 익숙해져가고 있다.

예배당 입구에 비치된 감사헌금 봉투의 종류는 날로 늘어만 가는데 감사의 마음이나 시간을 담아드릴 봉투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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