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넝창 중고등학교에서 한글교육을 하는 첫날,
시간에 맞춰 교실에 들어가니 정확히 50명의 학생들이 앉아 있다.
좌석수가 50개라서 제한을 했다고..
50분동안 수업을 한 후 곧 바로 피싸눌록 교도소로 향했다.
그동안 수감자들이 보낸 편지 중에서 요구 사항을 들어주지 못한
8명의 수감자를 만나고 그 중에 켁 노이에 사는
쏭 쌔쏭씨의 자녀들을 만나러 가기 위해서이다.
금요일,

오전에 8명의 수감자들을 만나 이야기한 후
오늘 중으로 펫차분도 카오커군 켁 노이면의 쏭 쌔쏭씨 집을
방문하러 갈 것이라 이야기했더니,
쏭 쌔쏭씨 이외에 2명이 자기 집도 그곳이라며 함께 방문해
줄 것을 요청했다. 8명중에 3명이 켁 노이에서 마약 사범으로
잡혀 왔다면 그곳은 마약 우범지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소를 알아 가지고 나오려는데, 수감자 중 씨따씨가
자기가 만들었다며 발판 5개를 선물로 준다.



참,고맙고 감사하다.
켁 노이는 이곳 피싸눌록에서 약 2시간 이상을 더 가야 하는 곳,
한참을 달려 드디어 펫차분도의 지경에 들어섰다.
조금더 달리니 켁 노이에 가기전 약 12킬로 떨어진 곳에


싸렝루왕이라는 국립 공원이 나오고 입구에 조그만 커피 집이 있다.
커피 한잔을 시키고, 방콕이 고향인데 결혼해서 이곳으로
왔다는 태국인 여자분에게 켁노이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켁 노이는 자기도 한번도 들어가 보지 않은 위험지역이라며,
모두 몽족들이 사는 곳이라 했다. 산 속에서 마약을 재배해
만들어 파는데 올라오는 이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하기 때문에
경찰들도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이라고 한다.
마약을 운반하기 위해 올라오는 이들만 안전하게 올라 갈 수 있고,
만약 산을 오르다 경찰에게 발견되면 마약사범으로 분류되어
감옥으로 가게 된다고 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고민이 된다.
켁 노이라는 곳을 들어가야 되나, 말아야 하나..?
아직 죽기에는 이른 나이인데..
고맙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차를 몰아 가니,
몽족 사람들이 물건을 파는 조그만 시장이 나온다.


물건을 구경하고, 켁 노이에 간다고 했더니,
손으로 산 밑쪽을 가리키며 지역을 알려 준다.
혹시 위험한 지역이냐고 물었더니,
전혀 그렇지 않다며, 누가 그런 소리를 하더냐고 되물었다.
그곳에서 밑쪽으로 조금 더 가니
바로 길 옆, 왼쪽에 켁 노이라는 이름이 써 있는 마을입구가 보인다.


직진 하면 되돌리기 어려울 듯 싶어 나도 모르게
좌회전해서 마을 안으로 들어와 버렸다.
철렁하는 마음... 돌이킬 수 없는 일..
천천히 차를 몰면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 보았다.
평화롭다. 옷 차림만 틀리지 전형적인 한국 시골분들의 모습이다.
내가 어릴 적 살던 태안과 그 쪽에서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그런 모습,
어디에서도 위험한 모습과 적의를 찾아 볼 수 없었다.

오히려 팽이치기를 하는 아이들의 모습속에서는 평화로움이 엿보였다.


언젠가 어느 학자가 몽족의 조상과 한국인의 조상이 형제였다는
내용을 기록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 더 가서 창문을 내리고 길가에 서 있는 이에게
동장님 집을 물어보니 바로 옆 집이라고 친절하게 알려 준다.
내려가서 동장님을 만나 내 소개를 하고 한국에서 왔다고 했더니..
뜻밖의 말, 이곳에도 한국인이 살고 있댄다.
무슨 도깨비 같은 소리, 다시 한번 물었더니 정말이라며
마을 뒷쪽에서 조그만 학교를 운영하며 살고 있다고 했다.
도대체 누구일까?
이런 곳에서 생활할 수 있는 한국인이라니..


알고보니 한국의 송태규 선교사님께서 이곳에서
몽족 고아원과 선교원, 그리고 장애 복지원,
그리고 난민촌에 있는 라오스 몽족을 도와주는 사역을 하며
사모님과 단기 선교사님 한 분과 함께 이곳에 살고 계셨다. .
참 대단하신 분들이다.

숙소에서 하루를 머물며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켁 노이는, 오는 도중에 태국 여자분에게 들었던 만큼 위험하거나
살벌한 곳은 아니었다.
마약을 재배할 만한 지역도 되지 못했고, 그럴만한 산도 없었다.
아마 그 여자분의 이야기는
태국인들의 몽족(산족)에 대한 편견이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켁 노이면은 모두 12개의 동으로 이루어져 있다.
굉장히 큰 몽족 마을인 것이다.
인도차이나 반도 전쟁시 공산군 게릴라들이 인근의 몽족들을
계속 포섭해 가자 태국 정부에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몽족들을
켁노이로 집결시켜 나가지 못하게 만든 것이 오늘의
몽족 켁 노이 마을을 형성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다른 산족, 카렌이나 라후족, 리서족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