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3월: 두왕짠 전도사와의 첫 만남

많은 설레임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한다. 어떤 사람일까? 어떤 모습일까? 교도소라는 무서운 이미지의 장소에 들어가는 두려움 보다도 두왕짠 전도사, 그를 만난다는 설레임이 모든 것을 잊게 만들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아무것도 통하지 않는 서로, 단지 우리는 그가 마약혐의로 교도소에 들어갔다는 것과, 메홍선 교도소에 교회를 건축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뿐.... 그의 모습은 생각보다 까많고 초췌해 보였다. 그러나 침착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전달한다. 교회 건축을 위해 누구를 만나야 된다는 것과 어떻게 해야 한다는 것 등등...

필요한 것이 없느냐는 질문에 극구 사양한다. 그리고, 잠시 후 울음을 터트린다. 그동안 소외된 삶과 정감어린 도움의 손길을 받지 못했던 것에 대한 서러움 때문일까? 필요한 것이 없느냐는 가벼운 질문 한 마디에 울어버린 두왕짠 전도사. 나와 아내도 복 받쳐 오르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울어 버렸다. 그렇게 한과 기쁨이 뒤 얽인 울음으로 우리들의 첫 만남은 시작되었고, 4교도소 교회건축의 장벽은 녹아지게 되었다.


*2004년 9월 16일: 위차이씨를 만나며-건축허락

태국에 온지 1년. 그동안 교도소 교회 건축허락을 위한 공문도 발송했고, 케니 리라는 수감자, 유파판이라는 면회자, 그리고 교도소의 위차이씨등,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그동안 교도소의 모든 건축 허락을 재촉하기 위해 차이씨를 만나러 왔다. 그동안 왔다가 면 번이나 만나지 못했는데, 오늘은 기필코 만나고 돌아가야 한다. 오늘도 바쁘지만 위차이씨는 미안하다는 마음으로 우리를 만나 주었다.

우리의 요구사항에 위차이씨는 수화기를 들더니 이곳저곳으로 전화를 하며 교회건축에 대한 허락을 대신 재촉해 주었다. 그리고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이야기 했으며,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정직하고 신뢰성 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었다. 이제까지 들어왔던 태국인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 뇌물의 뇌자도 모르는 그런 사람, 위차이씨를 만나며 우리는 태국인의 아름답고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서 우리는 위차이씨로 부터 교회건축이 허락되었음을 들을 수 있었다.


*2005년 1월 5일: 교회부지 첫 답사

아내가 보는 앞에서 겉으로는 태연했지만 사실 속으로는 무척 두렵고 긴장이 되었다. 오늘은 면회 차원이 아니라 직접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서 교회부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감자들의 활동시간이 지나서 두왕짠 전도사와 케니 리 외에는 아무도 없었지만, 그리도 두렵기는 마찬가지, 그러나 처음으로 두왕짠 전도사와 케니 리의 손을 잡으며 두려움 보다는 찡하는 마음이 눈시울을 뜨겁게 만든다. 가로 8미터, 세로 24미터의 교회부지를 확인하고 함께 기도하며 복받쳐 오르는 감동을 억제할 수 없었다.

--친구 집에 맡겨진 효의 이야기--

어린이는 데려 올 수 없다기에 효를 친구집에 맡기고 왔다. 친구가 미술과외를 한다며 선생님 집으로 간다. 효도 엉겁결에 따라가고..친구가 미술공부를 하는 동안 효는 옆에서 혼자 놀고 있다. 저녁이 다 되어 가는데도 집에 갈 생각을 안하고. 미술 선생님이 애처로운 듯 효에게 물어 본다. "넌 이름이 뭐니?" "이효에요" "집에 안 가니?" "엄마, 아빠가 지금 안 계세요" "어디 가셨는데?" "교도소요" 교도소라는 말에 미술 선생님은 가슴이 미어지는 듯 속으로 애가 저 정도면 부모가 나이도 젊을텐데 어쩌다 저 어린 것을 놔 두고 감옥에 갔을까? 에휴, 가엾어라


*2005년 2월 22일: 첫 자재 주문

교회의 설계도와 예산서도 나왔다. 이것을 들고 아내와 함께 효를 등교시키고 거의 매일같이 교도소에 와서 살았다. 자재를 위해 시장조사를 해야하는데 말도 잘 안통하고, 태국어로 기록한 공사자재를 읽을 수도 없고 언어의 장벽을 가장 많이, 그리고 크게 느꼈던 때가 아마 이 때일 것이다. 그래도 위차이씨는 정직하지 않은 공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태국인을 시키지 말고 직접 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5군데의 자재 가가에서 가격과 품질을 비교한 후 3군데로 압축한 다음, 탐롱이라는 가게에서 처음으로 약 300만원 정도의 자재를 주문하였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여전히 이것이 믿을만한 가격인지, 믿을만한 품질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한국인 수감자도 만날 수 있었고 그를 통해 교도소의 여러 가지 상황을 자세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2005년 3월 18일: 기초공사를 시작하며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이곳의 모든 작업은 하나에서 열까지 손으로 이루어진다. 차가 들어 올 수 없기 때문이다